[장준영 여행기] 새로운 버킷리스트를 꿈꾸는 2026년

M스토리 입력 2026.02.02 15:23 조회수 144 0 프린트

제주의 한 임도.

제주투어를 다녀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이젠 완전 라이더의 빙하기인 한겨울이다.

포근하다가 갑자기 영하 18도를 넘나드는 강추위, 강풍, 폭설까지 몰아치며 라이딩 의지를 깔끔하게 꺾어내는 자연의 힘이 놀랍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정확히 지켜지지는 않지만 삼한사온의 날씨변이를 가지고 있기에 강추위 속에서도 가끔씩 찾아오는 비교적 포근한(?) 날이 있어 라이딩을 완전히 멈추지 않을 수 있는 건 감사한 일이다.

2026년은 내가 난생 처음 바이크를 타기 시작한 지 벌써 10년이 되는 해다. 소위 ‘T’성향인 나는 무엇을 하든지 나름의 이유와 목적을 가지고 하는데 내가 처음 바이크를 탈 때 계획했던 목표는 ‘그동안 자전거로 다니던 길을 편하게 다니고 싶다’라는 매우 단순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 목표는 바이크와 자전거의 압도적인 성능차이로 너무 쉽게 달성되었고 그래서 투어거리가 점점 늘어나면서 단거리 로드스터인 할리데이비슨 포티에잇에서 장거리 투어러인 할리데이비슨 로드글라이드로 기변하게 되었고 로드글라이드로 20만Km를 타면서 전국의 포장된 도로는 거의 다 다녀보게 되었다. 

그래서 생겨난 두번째 목표는 ‘가보지 못하던 비포장도로도 다녀보고 싶다’였고 입문용 스크램블러인 트라이엄프 스크램블러400X를 기추해서 임도주행 경험을 쌓고 있는 중이다. 아마도 이 목표의 끝은 예전부터 노려보고(?) 있는 인도 Ladakh 히말라야 코스를 다녀오는 것으로 마무리되지 않을까 싶다.  너무 오랫동안 노려보고 있었는지 그동안은 현지 프로그램 밖에 없던 이 코스를 안내하는 한국인 대상 프로그램들도 생겨나고 그곳을 다녀온 국내외 유튜버들도 제법 늘어나 세세하고 다양한 관점의 참고자료들이 쌓여가고 있는 건 고마운 일이다. 이 코스는 너무 늦기 전에 꼭 다녀올 생각이다 (사실 이탈리아 스탤비오 코스와 알프스를 넘나드는 투어코스도 가보고 싶지만 이건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 뒤로 밀렸다). 

한겨울에 접어들면서 한달 동안 바이크에 올라타는 시간이 8번 이내로 줄어들었고, 그만큼 바이크를 충전기에 물려 두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는 점은 안타깝다. 그래도, 지난 편에도 소개한 것처럼 내 할리데이비슨 로드글라이드는 20만km를 맞아 예방정비를 꼼꼼히 하면서 장거리 투어에 대한 부담(예상치 못한 갑작스러운 고장)을 떨쳐내게 되었다. 비용은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거의 두배가 들었지만 그만큼 예방정비의 범위를 넓혀서 꼼꼼히 살펴보았다는 H&M 사장님의 말씀을 믿기로 했다.  날씨가 풀리면 장거리 투어를 다녀오면서 바이크의 정비 컨디션을 제대로 느껴 볼 생각이다.

트라이엄프 스크램블러를 구매할 때 버킷 리스트로 잡았던 운탄고도는 이미 지난 여름에 잘 다녀왔지만, 그 기억을 잊지 못해 이번 겨울을 맞아서 오프로드 차량인 포드 브롱코를 가지고 눈 덮인 운탄고도를 다시 찾았는데 여름과는 너무나 다른 매력이 있었고, 날이 추워서 그런지 등산객도 없어서 너무 좋았다(함께 간 아내는 빙판과 눈길에 미끄러지며 달리는 차량 안에서 엄청 무서웠다고 하는데 나는 재미있었다). 참고로 운탄고도의 대부분의 코스(1,2길을 제외)는 1월 20일부터 5월 15일까지 입산통제 기간이라고 하니 이 글이 실리는 시점에는 입산할 수 없는 점은 아쉽다. 

운탄고도를 알게 되면서 정선, 영월 주변의 좋은 임도들도 많이 알게 되었는데 차량으로는 몇 번 다녀왔지만 아직 바이크로는 너무 추워서 가보지 못한 정선 덕산기 계곡도 바이크로 다녀올 계획이다 (다녀온 분들은 아시겠지만 덕산기 계곡은 대부분이 비포장 돌밭길이고, 비가 온 후에는 도강을 수도 없이 해야 하는 코스라 난이도가 있는 편이고 무엇보다 날씨의 눈치를 잘 봐야한다). 

덕산기 계곡의 유일한 책방인 ‘숲속책방’에서 구매한 책인 ‘강기희의 정선인문기행’에서 읽은 와인폭포, 구미정, 구절리, 별어곡, 항골도 시간 닿는 대로 차근차근 다녀보려고 한다. 이렇게 마음 가는 대로 다닐 수 있는 점이 아마도 스크램블러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굳이 모토캠핑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경치 좋은 곳에서 잠시 펴고 앉을 수 있는 접이식 캠핑체어는 하나 구매해서 스크램블러의 사이드백에 넣어두었다).  

나는 ‘한겨울은 미래를 꿈꾸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독자 여러분들도 겨울 동안 간간히 찾아오는 포근한(?) 날씨 속에서 라이딩의 갈증을 풀며, 몸 건강히 이번 겨울을 이겨내시기를 바란다.                                
   장준영
 
나의 스크램블러 버킷리스트 올드 & 뉴
1. 운탄고도 5길 (정선 화절령~만항재)
만항재는 해발 1330m로 차량으로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포장도로이지만, 진짜 절경은 여기에서 1177갱과 도롱이연못을 지나 화절령까지 이어지는 운탄고도5길 트래킹 코스다. 여름과 겨울에 다녀온 바로는 언제 가도 절대 실망하지 않을 절경을 보여주는 코스다.

2. 덕산기계곡 (정선 숲속책방~문치재까지)
물길을 따라 걷는 오지 트래킹 코스로 알려진 오지 마을이다. 포장된 구간이 적고, 크고 작은 자갈밭이 많아 달리다 멈추면 발을 제대로 놓을 곳이 없는 구간들이 있으며, 비 온 후에는 여러 번의 도강을 해야 하고 수심도 제법 깊고 물살이 빨라 주의가 필요하다.

3. 숲속책방 (강원 정선군 덕산기길 632)
소설가 강기희 작가와 동화작가 유진아 작가 부부가 운영하는 책방으로 완전 오지에 위치해 있음에도 많은 트래커들이 방문하는 곳이다. 책을 구매하면 작가 사인이 가능한 곳이다.

4. 제주도 중산간의 임도들
처음 제주도를 바이크로 여행하는 분들은 보통 해안도로를 타지만 여러 번 가게 되면 점점 중산간의 매력에 빠져든다. 마치 유럽이나 동남아의 오지를 달리는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많았다.

5. 인도 Ladakh 투어코스 (인도)
인도 히말라야 자락을 타고 달리는 극한체험에 가까운 비포장 중심의 투어로 대략 9일 내외의 프로그램으로 6~9월의 3개월만 열리는 코스다. 비용은 구성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500만 원 내외로 숙식 등이 뛰어나지 않아 비싸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바이크 렌트와 식사가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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